인간의 몸짓을 모티브로 작업해오던 신승균이 최근 소나무를 그리는 작업으로 우리들에게 다가왔다. 그의 작업에서 보여지는 소나무는 낙낙장송처럼 기개가 느껴지는 장엄한 소나무가 아니다. 척박하고 모진 환경속에서도 그 생명력을 멈추지 않으며, 뒤틀리고 휘어져 굽은 소나무의 형상이다.
소나무는 예로부터 지금까지 문학, 예술, 민속분야에서 즐겨 다루어지는 소재다. 소나무는 강건한 뿌리와 거친 표피, 사계절 푸른 솔잎 등으로 어느 나무보다 조형적 요소가 풍부하여 작가들로 하여금 상징적 이미지를 끊임없이 도출해내는 모티브로 사용되었다. 옛 사람들은 소나무를 매개로 생명과 장생, 절개와 기개, 탈속과 풍류 등의 사상을 시각적으로 형상화 하였다. 아울러 최근에도 많은 작가들이 소나무를 소재로 작업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식상한 소재로 보여지는 소나무를 통해 이야기하려는 작가의 새로운 시각은 무엇일까?
신승균의 소나무 작업은 그의 이전 작업과 연결되어 있다. 이전 작업에서 작가는 인체를 소재로 암울한 상황에 처해졌으나, 비상의 꿈을 간직한 불완전한 존재로써의 인간 혹은 자신을 표현하였다. 신승균 작품의 주제는 상황과 존재로 압축될 것이다. 최근 일련의 소나무 작품도 작가 혹은 인간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끈기있는 생명력을 보여주는 소나무는 바로 인간의 모습일 것이다. 아니 아마도 작가 자신의 모습이라 생각된다. 작가는 구부러지고 휘어진 소나무를 사실적인 표현으로 담담하게 제시함으로써 소나무 생명력에 대한 경외감과 존재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제시하는 것은 아닐까? 과장되거나 추상화되지 않아서 좋은 소나무의 사실적 표현에서 우리는 작가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느끼게 된다.<2007년>

